- 사소하지만 공연장을 둘러싼 굿즈판매대에서 소녀시대 노래, 다른 가수도 아니고 소녀시대의 곡이 계속 나온 다는 점이 신기했어요. 당연히 소녀시대 콘서트에서 소녀시대 노래가 나오는 건데, 그만큼 공연장에 와서도 내가 소녀시대 콘서트를 보러 왔다는 사실을 완전히 실감하지 못했던 탓인가봐요 ^^; 어후 스피커로 울려퍼지는데 듣기만 해도 소녀시대라서 막 설레는 겁니다. (왜 이래 공연 처음 보는 사람처럼.)
- 소녀들 이름이 새겨진 굿즈들. 고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가격이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을만큼 예쁘게 만들어냈더군요. 특히 스포츠타월은 부비부비하면 감촉이 좋았답니다. (*-ㅂ-*) 색깔도 예쁜 분홍색이었구요. 원래도 인기가 있는 품목이지만 가장 먼저 팔릴만도 하지요. 그러나 내가 엄선해서 산 것들은 팜플렛 인터뷰에서 유리양이 외면하고 내가 사지 않은 것들만 좋아하고 셀렉트를 해서...orz 당일날에는 못 사고 다음 날에 다시 와서 굿즈만 사가지고 갔답니다. 분명히 나중에 후회하게 될거야. 가장 후회없는 것은 역시 팜플렛이구요 화보도 쩔지만 포인트는 함께 실린 인터뷰입니다.
- 공연이 시작하기 전에 미리 진통제를 먹어야 하기 때문에(크게 어디 잘못된 건 아니지만 아프기 시작했던 상태) 볶음밥을 사가지고 들어갔는데, 어쩌다 보니 공연시간에 임박해서 자리에 앉아가지고, 시작하기 전에 빨리 먹어야겠다고 열심히 젓가락을 놀리는데, 5번 정도 놀리니까 암전이 되고 공연이 시작됨... 사람들은 소리를 지르며 죄다 일어서니까 나도 엉겹결에 일어섬...한 손에는 볶음밥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젓가락과 불을 킨 야광봉을 함께 들고... 영상은 흘러나오고 막 여신들이 소개되어서 나오는데 소리는 소리대로 질러 그 사이로 볶음밥은 볶음밥대로 미친듯이 분홍빛 젓가락으로 퍼먹어..왜 일본은 볶음밥도 젓가락으로 먹어야 하는거야 ㅠㅠ 결국 첫곡이 끝날때 까지 젓가락질하기 바뻤고, 진통제따윈 공연이 끝날 때까지 잊고 있었답니다
- 소녀시대 멤버들. 우선 막내 서현양. 늘 바르고 예쁘고 솔로무대도 클래시컬한 레퍼토리를 정석적으로 소화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울려퍼지는 맑고 트인 목소리가 귀를 정화시키는 공주님. 탭댄스는 언제 그렇게 배웠나요 ㅠㅠ 모든게...아가씨. 효연양. 요즘 매일 매일이 익숙한 듯 새삼스러운 발견을 하고 있는데, 가장 팝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팝스타적인 무대매너와 퍼포먼스를 보여준 솔로무대가 임팩트로 치자면 넘버1,2를 다뤘고, 팜플렛도 펼치자마자 제일 놀랐던 예쁘니. 티파니양, 우렁찬 당신의 목소리, 당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몸짓 그리고 당신만에게서 느낄 수 있었던 본 공연이 끝날 때가지 눈가가 시큰해지고 가슴이 먹먹한 대니보이의 감동. 소녀시대에게서 새로운 래퍼의 가능성을 보여준 당신.ㅎㅎ 그리고 당신만이 가진 실제로 봐도 너무나 예쁜 눈웃음. 유리양. 못말림, 패스(이미 썼잖아요...) 써니양. 비록 작더라도 눈을 돌리면 잘 보이던 신기한 친구. 끈 퍼포먼스가 아주 그냥 묘해가지고 끝나도 여운이 가시지 않았던 솔로무대, 공연 내내 크나큰 리액션이 없었어도... 님 솔직히 말하자면 뭔가 귀여운데 그만큼 섹시함 ㅠㅠ 이번에 첨 알았음 어쩔껴 나도 그 언니들 처럼 수염 달까? :{D 수영양. 전날 고열로 많이 아팠을텐데도 차분히 흔들림이 없이 시종일관 공연을 해준 프로같은 친구. (다른 멤버들도 그렇지만) 멘트시간에도 보여준 역시 소시의 보이지 않는 기둥. 그리고 말하기에도 입이 아프지만 예쁘다기 보다도 초미녀임. 고혹적인 sway가 짱이었음. 태연양. 파격적이지 않지만 늘 새로운 소녀, 공연시간 내내 중심을 이루고 있던 태연양의 수많은 노래와 목소리들, 그리고 소름끼치게 했던 가창력. 중간중간에 보이던 리얼한 표정들. 스꾸림~ 그에 반해 무대를 이리저리 조용조용하게 다니는 사뿐한 발걸음과 가벼운 몸짓들. 절대 잊지않아요. 윤아양. 어느 순간 순간 돌아보면 멤버들을 배려하는 모습, 관객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가진 몸도 마음도 예쁘고 착한 멤버. 그러면서도 장난도 엄청 많이하던 멤버 ㅋㅋ 그러다가 솔로무대때 나는 해머 펀치 530톤짜리를 한 방 맞았지. 대체 너님의 정체는 뭔가요... 사슴과 헷갈리는 인간의 탈을 쓴 여신형 외계인? 마지막으로 제시카. 위에서 내려다봤을 적에 무대를 수놓은 그 길고 아름답던 드레스에 눈이 부셨고, 투명하고 웅장한 그랜드피아노를 능숙하게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던 솔로무대, 귀를 쌩으로 녹이던 당신의 목소리 가운데 힘겨워하던 아프면서도 안타깝던 표정들까지 ㅠㅠ 며칠째 앓이를 하게 만들던 시카여신님...시카여신님.
- SM TOWN LIVE, 그리고 소녀시대 콘서트를 통해서 SM 특유의 공연기획과 구성이 이런 거구나 하고 감을 잡는 중이에요, 솔직히 선배들이 일본에서 투어를 할 적에는 공연기획부터 각종 효과와 무대 구성 모두 선진공연기술을 가진 일본측에 위탁하고 있었기 때문에(특히 보아양 콘서트는 디즈니쇼 팀이 맡기도 했었으니까), 스텝들을 노가다하게 만드는 SM이 자체적으로 구성하고 진행하는 공연보다 확실히 질이 높았고, 그걸 기억하는 저는 음향 외에는 흡족하게 보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누구 힘을 되도록이면 빌리지 않고 자체적으로 진행을 시키고 있는 SM이라는 회사가 한국형 공연 컨텐츠를 가지고 일본에 와서 보여주는 도전정신 같은 점은 느끼게 해주더군요. 멀티비전에 나오던 영상은 참 기막히게 잘 만들었어요. 그걸 보여주던 LED도 화질이 엄청났었구요. 앞으로 다른 면에서도 발전에 힘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주위를 둘러보면 젊은 여성분들이 가장 많지만 남성팬들이 꽤 늘었어요. 아저씨도 보이고 학생들도 보이고, 놀랍게도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들도 보이구요. 그 옆을 손잡고 따라가는 아이들까지. 그걸 보면서 예전에 보던 SMAP 공연이 생각이 났어요. 일본에서 가장 공연 티켓 경쟁이 치열한 공연 베스트 3를 따지자면 사잔올스타스, DREAMS COME TRUE, 쟈니즈(특히 SMAP)인데, 저는 사잔만 못가봤습니다. 진짜 거긴 너무해요 .매년 하는 것도 아니고 ㅠㅠ 우리나라로 치자면 조용필옹 정도 되는 건데. 그 공연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연령,성별을 막론하고 고루고루 오죠. 지금도 SMAP 공연때 제 앞줄에서 할머님,부모님,아이가 나란히 앉아서 공연을 관람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비교적 다양해진 관객층들을 보니까 보기만 해도 훈훈했어요 더군다나 그런 다양한 사람들이 일제히 분홍빛 야광봉을 흔드는 걸 둘러보자니, 이건 뭐... ㅠㅠ 참 핑크색은 예쁜 색이에요. 지금은 제일 그렇습니다.
- 지금은 탈이 좀 나고 삐끄덕거리는 것 처럼 보여서 염려스러운 맘도 들지만, 그래도 저는 올해 여름의 끝이 기대됩니다. ^^ 소녀시대도 소원분들도 공연을 보고간 일반 일본인들도 올해 여름이 끝나면 뭔가 좋은 쪽으로 달라져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