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lala

그들의 이야기와 내 이야기

M.HEYURI 2015. 4. 23. 21:44

  꼬마였을 시절 나의 첫 아이돌이었던 분의 결혼소식이 났다.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션들 중 하나인데, 그당시 나에겐 어디까지나 그 분은 아이돌이었다. 상대는 그 당시에 조금 뜨고 있었던 미녀 탤런트였고, 본인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가까워져 결국 결혼까지 갔다고 한다. 그런데, 그 둘의 의도치 않은 오작교 역할을 한 사람이 당시 제작자의 역할을 해주던 현재 섬기는 가수. 하아~ '유학가기 직전에 장가가시는 구나' 하고 별 대수롭지 않게 넘긴건, 이미 그는 후배에게도 존경을 받는 뮤지션의 위치에 있었고, 나는 이미 환승을 끝냈다는 간단한 생각 때문이었다. 오히려 군대기피설이 터지고 일주일도 채 안되서 입대해버렸을 때가 세상이 다 무너진 것 마냥 멘붕을 했고 울고불고 했었더랬지. 부모님께도 연예인 때문에 폐인인 마냥 군다고 엄청나게 맞았었고 방과후 집에 돌아왔더니 자료는 모조리 물을 채운 욕조행.. 나중에 뮤비 배우 섭외했을 때부터 의도적으로 본인이 추천하고 그 뒷풀이도 의도적으로 만들고, 결국 전화번호까지 따내는 데 성공했다고 토크쇼에서 자진납세를 하고 있는 걸  보고 '남자들이란 훗!' 하고 웃고 있던 나. 과연 쿨병이었을까?


소시 업덕하기 전에 외국에 팝재즈싱어 겸 엔터테이너의 안방 팬질을 했었다. 이 냥반은 더 가관인게, 앨범마다 커버말고 오리지널곡을 2곡 정도 직접 제작에 참여해서 넣는데, 가사는 약혼녀에게 바치는 노래요, 싱글 뮤비에도 출연을 시키는 일을 서슴치 않는다. ( 예를 들어 지금의 아내와 연애시절 찍은 뮤직비디오 )하지만 그래도 공연장에 가면 언니들이 'KISS ME'라는 팻말을 들고 난리가 난다. 그 후로 두번이나 약혼이 깨졌다. 그걸 또 그대로 앨범에 곡을 만들어서 넣는다. 이걸 보면서  기가 차있다가 나중에는 그러려니 적응이 되더라. 


여기까지는 뭐 아이돌이 아니니 연애설이터지던 결혼소식이 나든 성격이 다르다고 하자. 뜬금없이 태국아이돌의 팬이 되었었다. 태국 아이돌들은 핏줄이 하프출신들이 많아서 춤,노래의 레벨은 우선순위에서 제외하더라도 외모들이 대박이다. 아이돌 천국이라는 나라..그  음반사 레이블에서 역대적 성적을 올리고 있던 남돌그룹의 멤버에게 꽂혔다. 약간 강해보는 인상이지만 멤버들 중에 가장 순했고 가장 천사같은 표정을 가진 활달한 멤버이었다. 그 뒤로 영어를 곧잘하는 팬클럽 회장과 친구를 먹으면서 내 빠순질은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지만 않았지 날개돋힌듯 불타 올랐다. 그런데, 어느날 뉴스에 뜬 사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단어 'arrest'. 이른바 불륜사건 + 폭행사건으로 체포라는 더블 펀치를 맞고 보니, 그떄서야 보통 아이돌팬의 반응이 나에게서도 잠시 나왔었던 것 같다. 하지만 빠르게 정리. 물론 그 친구는 매장...일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고 나중에 솔로로 다시 나왔다. 후쿠오카에 팬미팅을 열길래 그 비싼 신칸센을 타고 1박2일로 다녀왔다. 여전히 남아있는 팬들을 향한 예전같지 않은 웃음을 보면서, 그 다녀오는 길에 남돌은 다시 키우지 않겠다는 맹세와 함께 깨끗하게 정리하고 바이바이.


그쯤되면 내가 내 스타에 대한 스캔들이나 개인소식에 대한 입장이 서서히 정리가 되기 시작한거다. 그냥 구분선이라는게 싸악 그어진채 나는 팬질을 하고 있다는 사실. '아무리 아이돌 특성상 어쩌고, 아이돌팬이 어쩌고 정론을 논해봐도 나에게는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그 선이라는 것이 있다는 거다.나는 내 스타의 공적인 것만 관심이 있고 사적인 건 터치 안해' 라는 쿨덕이라기 보다는,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내가 좋아하는 그 별만 관심이 있다는 거.이미 연애라던가 결혼이라는 건 그 사람의 사생활 영역이기 때문에 폭로가 되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건 상황이 어쨌든 상대가 누구건 그 관계성은 관심이 없고 영향을 받을 그 사람의 언행과 태도와 상태만 내 시야에 보인다는 것이다. 상당히 폐쇠적인 시각이라면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다만.


자, 이제는 이 블로그를 만든 이유인 작년에 아주 다이내믹(?)한 한 해를 보낸 소녀시대로 넘어와보자. 

문제는 다들 왜 아파하는지 아직도 이유를 모르겠다는 점.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 없었다는 점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것도 아니고) 물론 언젠가는 유리도 터질지도 모른다는 시뮬레이션도 머리에 그려보지만... 모르겠다 싶었다. 정말 공감능력 떨어지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내가 안터진 멤버의 팬이라고 하기엔 그 애매모호함에 타임라인에 줄곧 흐르던 분노와 아프다는 아우성과 멘붕들을 그냥 가만히 지켜보는 수 밖에 없었다. 아, 유일하게 내가 감정적이 되었던건 태연이가 공항에서 팬 붙잡고 이야기를 하던 일. '그 아이를 그렇게 아무팬을 붙잡고 하소연까지 하게 할 일이냐'며 뒤집을 뻔했었다. 

소녀시대 그룹이라는 존재가 이리저리 휘청거려 보일때에도 걱정은 들더라도 투어때 보여준 모습들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쉽게 걱정을 넘길 수 있었다. 그 뒤로 다른 사안으로 가장 감정적인 일이 있었지만.... 이제 과거가 되었으니 넘어갑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드디어 마이휘어로가 터집니다.

그동안 내가 어떻게 나오는지 내가 가장 궁금했음. 점심때만 잠시 폰으로 넷이 확인되는 곳에 일하는데, 

트위터에 헤드라인이 뜨고, 깜짝 놀라서 링크를 클릭해서 사생패치의 사진과 오글거리는 소설을 읽고, 사진에 나오는 유리의 표정과 위치를 확인하고, 왠일인지 힐링캠프에 출연해서 답답하다고 말하던 장편이 리핏이 되다가, 그 다음이 되어서야 스포츠쪽에는 문외한인지라 상대방 이름만 쳐보니 좌라락 나와서 간단한 프로필만 확인하는 순간 떠오르는 작년의 트위터 풍경이 생각나서 트위터에 다시 들어가보니 다들 멘붕중이고... 상대가 어떻다 판단은 어딘가 박혀있고 내 심정따윈 느껴지지 않고 무조건 떠오른게 이제 자신한테 닥쳐서 놀라고 있을 유리 본인, 그리고 이제 다 끝났다 도약의 2015년이라고 으쌰으쌰하는데 뒤늦게 터져서 멘붕할 같은 팬분 지인들과 소원의 원망이 유리한테 조금이라도 쏟아질까봐 하는 걱정으로 끝내 트윗을 올려버리고 나는 사무실로 귀환.

이 일이 앞으로 어떻게 굴러가야 제일 나을까 하는 시뮬레이션을 계속 머리에 그리다가, 

이제야 개인적으로 행복을 찾은 걸 '내가 아파서 죽어도 못보겠으니 헤어져 헤어저 결별기사 원츄'라고 노래를 불러대는 팬이랑

평소 화제가 될 일이 별로 없어 보였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더라도 핫이슈가 되버린 것에 긍정적인 팬이랑

어느 팬이 더 잔인한 팬일까 가늠하다가 걸그룹 멤버인 유리양한테도, 다른 멤버들과도 내 기준은 예외는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그렇게 하루가 마무리.


좀 더 좀 더 솔직하게 써보면 사람들은 어짜피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생각하고 싶은 관점으로 생각하고 말하기 마련이라는 생각.

거기서 자신의 수준이 나오는 거라서, 그렇게 같은편끼리 돌을 던지지 않는 이상 신경쓰이거나 하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제가 수준이 있다는 이야기도 아니지만.

사실 난 그래요. 내 자신은 놀람과 실감이 지나간 후에 이 일에 대해 별 다른 느낌은 들지 않는 건 사실이고, 

아파하는 주위 팬분들이라도 위로는 하고 싶은데, 왜 아픈지 와닿지를 않아서 섣불리 뭐라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마냥 태평성대냐면 그것도 아닌것이 평소에도 종잡을 수 없는데 지금 유리양이 어떤 상태인지 알 수가 없는 저로서는 애매함과 답답함이 조금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동안 잘 연애하고 행복한 사람한테 무슨 사서 걱정이냐는 이야기는 정말 헛 짚은 거죠. 본인마저도 파파라치에 걸려서 사생활이 폭로되었다는 별개의 이야기인데. 세상에 퍼지는 여파라는 것도 무시할 수도 없고.  

당장 이번주 일요일에 닥치는 소원재팬 리미티드 팬파티때 유리는 덜도 말고 하던대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과 함께

유리찡이 조금이라도 미안해하거나 기죽거나 불안한 기색을 보이면 그런 건 내 새끼가 밑지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아주 안좋긴 해요. ㅋㅋ 


'둘이서 행쇼'라는 건 오지랖 넢은 일반인이나 주위 측근이 할 말이라 생각해서 저는 딱히 할 마음은 없어요.

그렇다고 둘이 잘되거나 깨지건 일에 관심 없다 그런 것 보다는 그냥 예전부터 진작에 늘 유리양의 행복을 빌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번 일 뿐만이 아니라 이제까지 있던 일과 앞으로 일어날 일을 포함해서.

기왕이면 저도 같이 행복할 길을 계속 시뮬레이션 하면서. 새삼스러울 일도 아니죠.


너님들은 너님들답게 나는 나답게.


사안이 사안이겠지만, 간만에 긴 글을 써봤습니다.


그나저나 권유리가 보던 안보던 문구를 만들어 갈건데, 둘 중에 고민중.

히믈내요 슈퍼파워 vs 괜찮아요? 많이 놀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