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가보는 SM 소속 아티스트 공연입니다.
그래봤자 실제로 가본 건 보아 일본투어, 소시콘이랑 이 SM타운 공연밖에 없어요.
작년 같았으면 본대로 주절주절 쓰는게 제 스타일인데
스타일을 이제 바꿔보겠다...는 것은 훼이크고
이게 원래 제 스타일일 수도 있어요.
정말 느낀점들만 쓰고 싶어서 이렇게 텅빈 집에 글을 남기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이제는 이런 이야기를 털어놓을 장소도 떠나와버렸기도 하고,
트위터는 타임라인을 따라 흘러가버리는 140자 제한이라는 것이 있으니까.
8월4일 조금은 더위가 누그러워져도 여전히 더운 날씨에
개장 1시간 정도 지난 후에 공연장에 들어갔어요.
원래야 기념일인 8월5일에 보고 싶었던 것은 당연했지만,
중요한 표를 구하지 못했으니까요.
그냥 공연을 즐기러 가는 거면 그렇게까지 아쉽지는 않았을텐데
뜻깊은 소녀시대의 5주년 기념일에 자리에 하나라도 차지하고 앉아있지 못한 사실
그게 가장 아쉬웠어요.
콘서트 공연을 보러가서 이런 일은 거의 없었는데,
SM타운 공연이란게 그래요. 여러 그룹의 팬들이 함께 보는 공연이다 보니까
한 소속사 아티스트들의 공연이라도 드림콘서트 비슷한 분위기.
다른 합리적인 논리는 저 멀리 내려두고 그냥 유치하더라도
어느새 잘 하지 않는 소리지르기를 하고 있더군요.
목소리 톤도 그렇게 높지 않고 소리도 작아서 같은 말을 두번 해야 할 일이 많은 저인데 말이죠.
유난히 뒷줄이랑 왼쪽편에서 거슬리던 파란타올군단과 그에 비해 조용한 소원 몇몇의 침묵이 불을 지른 것도 있고...
팬들은 가수를 닮아간다는게,
파란타올을 두른 일본팬들은 그 가수를 닮아가는 한국팬을 닮아가는 것 같더군요.
그런 사람들과 일당백으로 싸우는 기분으로 서로 다른 타이밍에 소리를 질러대다가
공연 후에도 그렇게 기분이 개운하지 못하고
무엇보다 제 목이 심하게 나가버렸어요.
그래도 다른 지역 공연보다는 소시의 곡이 조금 많았다네요.
처음으로 두자리 숫자의 곡을 불렀다고 하더군요.
그런데도 다른 그룹들과 무대연출을 해주는 것이 너무나도 차이나서 그것도 계속 신경에 거슬렸어요.
작년엔 단콘 우려먹기라도 소말 오프닝이라도 연출이 있었는데. 쩝.
정말 좋았던 유일한 하나는 소녀시대.
보아님도 물론... 그래, 까짓꺼 동방신기도, 간만에 보는 천더그도 멤버들 부재에도 잘 메꾸던 빛돌이,함순이도 넣어주죠.
EXO도 풋풋한게 일본어로 멘트를 해보곘다고 용쓰는 것에 점수를 좀 줬어요.
다른 지역은 어떨런지 모르겠는데,
일본 공연에서는 야광봉 대신에 오피셜팬클럽 문구가 박힌
대형타올이 아이덴티티적인 물건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비기스트의 빨간타올에서 시작해서 올해는 파란타올
내년에는 아쿠아색 타월들도 등장하겠네요.
보아양 팬클럽 소울은 타올같은 건 안파나봐
하긴 공연장 주변에서 팬클럽가입접수 부스가 있던데 소울만 빠져있더군요.
혼자서라도 공연을 보러가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았던 저였는데,
소시팬을 시작하면서, 그리고 SM타운공연을 보면서
아무렇지 않은게 아니게 되버렸다는 사실이 우울하게 만들더군요.
다신 이런 공연에 그다지 가고 싶지 않아요..
심지어 소녀시대 콘서트라도.
하지만, 그래도 다음번에도 관객석을 하나 차지하고 있겠죠.
제가 자초한 일이라서 후회는 안하렵니다.
일년에 한 번 정도만 소녀시대를 조용히 보러 갈 수 있다면
만족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