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엔가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었다.
드라마 안에서는 권유리가 아닌 최안나만 보였으면 좋겠다고.
이제까지 연기라는 것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인생을 표현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완벽히 안나라는 드라마 캐릭터로 보이길 원했던 욕심이었다.
처음에는 평소의 소녀시대 유리와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볼 수 있겠다는 점을 기대했었다.
그 후에 인터뷰를 보면서, 드라마를 지켜보면서
그 둘은 전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어느정도 서로 공유하는 부분, 닮아있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늘 밝게 웃는 사람의 뒷면에는 말하지 못할 외로움이나 복잡한 감정들도 존재하겠구나.
이 드라마를 통해서 권유리라는 사람을 아주 조금이라도 더 이해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연기하는 드라마 속의 인물은 전혀 다른 사람이 아니라는 것,
연기자가 뒤로 숨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녹아들어가 연기자를 포함한 그 자체가 드라마 속 인물인 것이다.
처음부터 선택한 역할에서 욕심이 정말 많음을 실감했던 첫 드라마.
아직은 처음이라 그런 것까지 완벽히 바라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르지만,
작품을 거듭할 수록 그런 경지에 다가가는 모습을 기대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처음부터 쉽지 않았던 도전과 욕심들 모두 가능성으로 돌려 받았음을 축하하며.
이태리에 가서 재혁처럼 말고 여러가지 요리를 터득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