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al/2011 일본 아레나 투어

110708 소녀시대 콘서트 일본 투어 후기 - 나고야 가이시홀 콘서트

M.HEYURI 2011. 7. 10. 22:53

여기가 공연장 나고야 가이시홀


원래는 관람할 예정에 없던 공연인데, 아니 실은 티켓 추첨에 당첨되고도 못 가게 될 것 같아서 다른 분께 양도를 한 공연인데, 히로시마에서 올라오는 길에 입석표를 판다는 정보를 얻고 또 구입을 해버렸습니다. (먼산) 

... 왜 그랬을 까요. ㅋㅋ 이게 다 소녀시대 땜이라고 하기엔 재미 없고 매너도 없네요. ㅋㅋ

아무튼 10일 동안 3개 도시 공연이라서 저도 비슷하게 3개 도시를 뛰게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나름 소시를 따라 전국유람(?)을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네요. (먼산)

점점 자금 사정은 각박해지고 히로시마를 다녀오면서 출혈이 심했기 때문에 비교적 가까운 나고야는 야간버스로 무박 3일 왕복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순탄하지 못한 것이, 전날 출발할 나고야행 버스 탑승장을 못찾아서 버스를 그냥 보내버렸어요.(먼산)
야밤에 버스도 못 찾고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 orz
결국 공연 당일날 신칸센 첫 차를 타고 나고야에 갔어야 했습니다. 그래봤자 버스로 도착할 시간과 2시간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더군요. 오금저리게 비싸지만 신칸센님은 편하고 빠릅니다...(먼산)

원래는 소녀시대 멤버들이 찬양해대던  히츠마부시[각주:1]를 먹으려고 했는데, 교통비를 그렇게 허무하게 날려서 식도락 의욕 따윈 이미 사라진터라 그냥 조신하게 간단히 때우기로 했습니다.

세븐일레븐 동방신기X소녀시대 페어 특별코너

 
 마침 이 날부터 세븐일레븐에서 동방신기와 소녀시대 합동으로 하는 이벤트가 시작되었어요. 각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가면 이렇게 코너를 꾸며놓고 각종 기획상품을 진열해 놓았지요. 일본은 편의점이라도 이런 기획 상품이나 이벤트 등이 활발하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때 보다 훨씬 대규모로 하는 것 같았어요.  상품의 종류수나 이벤트 내용 및 응모상품 규모도 꽤 큰 편이었거든요. 요즘 쭈까쭈까 쭉쭉 잘 나가는 소녀시대 상품은 누구 눈치 볼 것도 없고 따로 말씀드릴 필요도 없지 잘 나가고 있었구요. 주로 스낵류 쪽의 상품이 많아서 일반인분들도 쉽게 집어갈 수 있던 것 같습니다. 집 근처 지점도 그렇고 비치된 물량은 두배인데 소녀시대쪽 상품이 먼저 품절이 되더군요. 동방신기쪽은 그 대신 상품 종류가 많은 것이 장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여기서 김치나물 샌드위치 김밥이랑 불고기 삼각김밥을 사서 공연장에 들고 갔어요. 입석이라서 대기하면서 심심하지 않게 먹을 생각도 있었고, 지난 도쿄 공연때의 교훈도 떠올랐구요. (그때는 기다리는 시간도 시간이었지만, 아침부터 아무 것도 못 먹고 버티려니까 힘들었거든요 ㅠㅠ) 

이 날은 아침부터 계속 비가 내렸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선착순 자리배정이라지만 아침부터 대기하는 것은 포기하고 스타벅스에서 드립커피 (나중에 100엔 보태서 한 잔 더함)으로 오후까지 띵가띵가 버티고 있었어요. 그래요, 포기하면 편해요(먼산) 결국 오후가 되도록 계속 비는 쏟아지길래, 대기할때 이용하려고 가져온 돗자리가 쓸모 없을 것 같아서 미리 나고야역 쪽의 코인락커에 돗자리와 무거운 짐을 놔두고, 전철을 타면 10분 정도 거리의 가이시홀로 향합니다. 

그 날의 굿즈판매장. 2시30분부터 판매라니 이 날은 조금 늦게 판매가 시작되었나 봅니다.

 
공연장에 도착해서 입석 대기줄을 보니, 생각보다 대기하는 사람들이 적더군요. 더군다나 공연장 입구 부근에 붙어서 처마 밑에 대기줄이 이어져서 비는 맞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던 점이 다행이었어요. 하지만 의자는 없기 때문에 맨땅에 앉아 있으려니 아, 바로 그 때 코인락커룸에 두고 온 돗자리가 생각이 났습니다. 이런 상황일줄 알았으면 그냥 가져올껄 그랬어요. (먼산)

역시 한 번 고되게 경험해 봐서 그런지 2시간 정도 대기는 별 것도 아니었답니다. 더군다나 미리 아이팟에 넣고 간 올어솟 액션활극 예능프로그램  하나 보니까 바로 입장하는 느낌이더라구요. 그래서 입장하고 보니 좌석은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레나석 뒷편이긴 해도 오른편 가장자리 무대길 끝에서 가까운 편이었거든요. 그래서 무대 가장자리로 오는 멤버들은 아주 잘 볼 수 있었어요. ^^ 특히 태연양과 티파니양이 자주 와서 그 두 사람은 실컷 봤네요. 

 나고야 공연은 소녀시대 뿐만이 아니라 다른 가수들의 공연이라도 관객분위기가 좋기로 소문이 많이 나서 기대를 많이 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히로시마도 꽤 분위기가 좋았지만 나고야쪽 분위기는 뭔가 목소리의 단합이 잘 되는 분위기였습니다. 특히 가장 반응이 뜨거운 'Gee'를 부르고 나서 티파니양이 Gee를 부를 때 함성이 너무 커서 자신들도 흥이 났다고 언급도 해주더군요. 하지만 제 경우는 옆으로 한 가족 분들이 나란히 앉았는데, 머리에 털모자(여름인데;)를 쓴 학생과 어린 여자 아이를 대동한 어머님이 계셔서 다른 공연때 보다는 조금 조심해야 할 것 같아 조신하게 공연을 봤어요. 그러나 스파오 125 모자와 굿즈 분홍티에 응원팻말을 들고 있으니 중간중간 옆에서 흘끔흘끔 저를 쳐다보시던 그 어머님... -ㅅ-;) 덕후냄새가 심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공연 중간 중간에 귀여운 목소리로 소녀시대 노래를 따라 부르던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귀에 남네요. 어쩜 많은 곡들을 어떻게 그렇게 다 외웠는지 기특했습니다. ^^

투어도 후반기에 접어들다 보니 공연 구성이나 내용은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었습니다. 이미 도쿄 공연때부터 흐름과 멤버들의 기량이 나날히 발전해 가고 있었으니까요. 동선도 이미 다 익숙해진 상태이고, 곡의 마지막에 맞춰 모이는 타이밍도 다들 잘 맞추는 편이었어요. 그리고 그제서야 어떤 식으로 공연을 꾸미고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잘 와닿았어요. 임팩트 있는 멋진 무대로 시작해서 오프닝 멘트 후에는 밝은 템포로 분위기를 전환, 4명의 솔로무대가 끝난 뒤에는 댄서블하고 스타일을 강조한 곡들을 공연하고 난 뒤에 약간 강도를 더해서 헤비하고 무거운 분위기로 전환, 그 분위기를 이어받아서 장신라인의 솔로무대를 거쳐서 감성적이고 애잔한 발라드곡들의 무대, 그리고 한 번 훼이크를 주면서 끝인척 하다가 배를 타고 지나가며 부르는 따뜻한 분위기의 동화, 그리고 다시 분위기를 쇄신해서 즐거운 냉면과 하하하로 흥겨운 무대를 꾸미고 엔딩 멘트 후에 본 무대를 마감하는 발라드 Born To Be a Lady, 그리고 의미있는 다만세로 앵콜을 시작해서 힘내를 거쳐 마지막에는 Fantastic으로 피날레. 중간 중간 의상 교체용으로 잘 만들어진 영상들과 어우러져 3시간이라는 긴 시간동안 맥이 끊기는 일이 없이 고심하고 꾸민 세트리스트에 다시 한 번 감탄을 했습니다.

단지, 10일동안 6공연이라는 강행군 때문이었는지 역시 멤버들의 컨디션에 조금씩 무리가 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메인보컬 태연양은 이 날 목이 좀 아픈지 음이 약간 플랫되거나 허스키한 목소리가 조금 섞인 듯이 느껴졌거든요. 그러나, 기분은 그 날도 엄청 좋아보였어요. 이날 뿐만이 아니라 투어 내내 즐거운 얼굴로 공연을 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목이 아프다고 하면서도 약간 오버하는 모습도 참 귀여웠어요. '도에랴~(대단히)'라는 나고야 사투리를 쓰면서 즐거웠다고 외치는 태연양, 목상태가 빨리 회복되기를 빕니다. 그렇다고 걱정할만큼 상하거나 그래 보이지는 않았으니 안심하시길 바래요.

제시카양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오히려 목소리에 힘이 실려서 살짝 놀랬네요. 혹시 장어의 힘인가... ㅎㅎ 다른 멤버들도 그렇게 이상한 점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룸메이트 효연양과 서현양은 투어 내내 여유있고 변함없는 컨디션에 감탄했어요. 서로 열심히 챙겨주기라도 한 걸까요? ^^ 반면에, 컨디션의 저조를 보인 의외의 인물. 바로 금강불괴, 소시 체력의 마지막 보루 임.윤.아. 공연 시작하기 전에 링겔을 맞았다고 들었어요. 17일에는 기운이 없어 보였다는 후기에 살짝 걱정을 하며 지켜봤는데, 생각보다 피곤하거나 기운이 없어 보이는 기색은 아니었어요. 무대에 충실하며 정석적으로 퍼포먼스를 하는 정도인 걸로 어느정도는 안심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의외의 인물. 유리양이 시작부터 낌새가 수상한 점을 눈치챘는데요,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DVD수록을 한 도쿄 공연 때보다도 뭔가 애드립을 자제하고 짜여진 정석적으로 하는 느낌... 지난 히로시마 공연때 진짜 에너지란 에너지는 다 휘두르며 한 느낌이라 비교도 되었고, 평소 워낙 120~130% 정도 발휘하던 퍼포먼스 파워가 90% 정도로 느껴졌어요. 이 정도가지고는 처음 공연을 보면 눈치 채지도 못할 수준이긴 합니다. 계속 공연을 봐오던 저라서 다르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 거에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요. 히츠마부시를 먹어서 건강해졌다는 사람이 공연 중에 언뜻 지친 기색을 보이면 신경이 쓰이잖아욤. 그렇다고 눈 앞에서 눈웃음 지으며 손을 흔들어대는 멤버들에게 환장하는 것도 놓칠 수 없고 (쿨럭~) 이 룸메이트 둘이서 뭔가 감기라도 옮았나. 두 사람 답지않게 그르면 안되지요. ㅠㅠ 그래도 힘내라고 빌기 전에 이미 힘을 내서 공연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고했다는 말만 해두기로 합니다.

이제 일본 투어 공연도 후쿠오카 공연 2 번이 남았습니다. 어느새 12번이나 공연을 치뤘네요. 
저는 마지막 공연에 참가합니다. 드라마틱한 결말도 기대가 되지만 그 전에 제가 드라마틱하게 감정이 휘몰아칠 것 같습니다.
무사히 감동의 피날레를 목격하고 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1. 나고야 특산요리에요. 장어덮밥 종류인데, 3단계로 먹는 재미가 있지요.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