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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미니앨범 '훗' : 트랙들 가지고 주절거리기

M.HEYURI 2010. 10. 31. 04:13
쥔장이 왠일로 안하던 리뷰를 하려고 합니다?. 리뷰는 무슨, 좋아서 어쩔 줄 몰라가지고 쓰는 글이구요. -ㅂ-
앨범을 구했나 보네요? 아뇨 -ㅅ-;) 그럼...?
... 왜그러세요. 저 돈주고 다운 받는 뇨자에염;;; 

아이튠즈 스토어에 600엔
(울 나라 돈이면 8000원도 넘어가나) 이나 바치고 480x360짜리 지니,지느님 뮤비도 받는데요.이럴거면 울나라에서 2000원 주고 FULL HD로 받으라고 하신다면 그건 또 별개이라서요.아무튼, 앨범은 무지하게 낸 것 같은데 정규 앨범 두 장 뒤에 나온 세번째 미니앨범이네요. 그래도 합치면 약 3년 3개월 동안 시디만 6장.
지난번 Oh!는 5일만에 도내 음반매장에 좌악 깔리더니, 이번에는 아직도 발매날짜를 숨기고 있네요. 
11월2일이라는 이야기가 떠도니, 앨범 받고 으헝헝 하는 건 다음 주로 미루기로 하고,
우선 음원(wav)으로 다운받아서 들어본 곡들 이야기나 해볼랍니다. 
제가 좋아하는 트랙 순이라고 써놨지만, 쓰고 보니 거의 원래 트랙순;;;

앨범 자켓 부터 아주 맘에 듦. 포샵을 하려면 차라리 이렇게.

| 훗 (Hoot)

  처음 티저 사진에 타이틀 한 글자를 보고 당황하고, 티저 영상에 노래는 들려주지도 않아서 또 당황하고, 서부영화에서나 나올만한 띠딩디딩 기타소리로 짧게 시작해서 생뚱맞게 끝나서 또 당황했어요. 보통 제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설명하지만 소녀시대 노래랑 다른 부류, 이런 식으로 설명을 하곤 합니다. 저 말고도 그런 분들이 꽤 있겠지만요, 듣는 구석이나 취향이 있어서 극과 극으로  떨어진 건 아니지만,  소녀시대 노래들은 제가 좋아하는 부류랑 좀 거리는 떨어져 있어요. 이래서 늘 미스테리인지도. 그런데, 그런 거리가 아주 좁혀지는 노래가 아주 가끔 나옵니다. 그 첫번째가 
Gee였구요. (이유는 이 글에.) 그 두번째가 이 곡인 겁니다...? 
    이 전자음악과 기계음이 난무하는 시대에 타이틀곡에 기타 소리와 고고 리듬을 끼얹나? 그런데 멜로디를 들어보면 충분히 요즘 주류인 음악쪽으로 남들 하던 것 처럼 편곡을 할 수도 있었을 거에요. 예를 들면 이렇게요. 


리믹스한 능력자분 짱~ 

  어쩌면 이게 대중적으로는 더 흥했을 수도 있지만, 소녀시대 답지 않은 다른 방향을 선택해서 의외이면서도 귀를 즐겁게 하는 각종 적절한 음향 효과와 기계음이 덜한 다양한 소녀들의 보컬을 들을 수 있는 곡이라서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이제 소녀시대 정도라면 시류에 따라가기 보다는 걸그룹 음악을 이끌고 나갈만한 위치이기도 하죠. 아마도 이렇게 나온 것은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작용했겠구요. 단지, 곡이 귀에 제대로 들어오기 까지는  며칠이나 걸렸는데, 곡 포인트를 잡아내기 시작하니 그때부터는 무한 쾌속 질주이네요. 처음에 바로 듣고 와 닿은 곡은 아니라는 거겠죠. 하지만, 그러한 대중들에게 그 곡을 들을 포인트를 제시할만한 것은 역시 음방 무대입니다.

  그리고 가사도 '내가 당한 만큼 복수해줄게 혹은 꺼져라 걷어차줄게' 라는 뻔한 패턴이 아니고 '더이상 다치지 않게 갑옷을 챙겨 입고 맞서지만 너놈이랑 똑같이 굴기 싫어서 화살은 날리지 않는다' 라는 아량을 베푸는 쿨한 소녀들, 괜찮은듯 -ㅂ-)b 음원을 들으면서 가장 맘에 들은 부분은 브릿지 부분에서 서현->효연->수영 파트가 지나가고 경고음이 부르면서 탱드립이 시작하는 부분이, 어휴! 여기는 정말 신세계에요, 찰싹찰싹 쫄깃한 찰떡 같이 달라붙는 곡이라서 잘하면 제게는 소말을 넘어설 곡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례 점쳐 봅니다. 


| 내 잘못이죠 (Mistake)

처음 들었을 때 역시 소녀시대에게는 메인 보컬들을 빼곤 R&B는 약간 무리수일지도 모르겠다고 느꼈어요. 더군다나 외국에서 들여온 곡이라서 이럴바엔 차라리 전처럼 소녀시대 답게 팝발라드로 불렀으면 좋았을 것 같았거든요. 그쪽이 전문인 다른 기획사쪽 팬들이었다면 에셈은 역시 이런 거엔 약하다고 지적하겠다 싶기도 하구요. 유리양 고음파트는 나름 자기답게 잘 소화했는데, 워낙 짧아서 뭐라 말할 여지는 없고, '그래도 태연양의 보컬은 진가가 제대로 드러나네요' 하고 결론을 지을려고 했는데, 며칠 들어보니, 이런 곡도 시도해볼만 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항상 주장하지만, 소녀시대는 할 수 있는 건 해봅니다. 보컬지도는 켄지님이라고 부클릿에 써 있던데, 시점을 소녀들의 기준으로 다시 돌려보자면, 노래들이 전체적으로 늘어서 나름대로 뿌듯할만하셨겠어요. 적응이 되니 워낙 원래의 곡이 좋고, 기교를 빼면 소녀 감성이 잘 살아있는 발라드로 받아들여집디다.

  역시 이 노래를 살린 것은 한국 음악 저작권협회 회원번호 'Z9999900'번에 빛나는 신인 권유리 작사가님의 감성이 살아있는 가사! 같은 기획사 모 그룹의 타이틀곡을 들으면서, 소녀시대의 경우에도 멤버가 작사를 한 곡이 타이틀곡 까지는 아니더라도 앨범에 실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역시 유리양이 해냈습니다. ^^)v 평소에도 생각이 많고 메모를 많이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데다, 글에 표현이 독특하고 표현이 풍부한 편이라서 작사를 한다는 자체는 새삼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특별한 내용의 가사를 쓰기 보다 무난하고 깔끔한 가사를 쓰는게 몇 배는 힘들다고 전에 모 작사가님이 말씀하던 인터뷰가 기억이 나는데, 정말 마지막까지 관통하는 자연스러운 흐름과 원래 외국곡임을 덜 느끼도록 만든 라임이 살아 있는 결과가 나와서 들으면서도 놀랬어요. 그리고, '나를 더 사랑하게 만들지 못한 내 잘못이죠 내가 더 사랑해서 만들어 버린 내 잘못이죠' 이런건 경험이 아니면 나오기 힘든 가사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앞으로 작사를 하는 유리양에게 기대를 가지게 만든 곡입니다. 


| 단짝 (My Best Friend)

  소녀그룹 앨범에서는 빠질 수 없는 우정을 그린 곡. 그런데 왜 그동안 빠져 있었는가. ㅎㅎ 이번 미니 앨범은 이래저래 뭔가 허전한 구석을 긁어주는 면이 있는 곡들로 채워진 느낌이 드는데, 이 곡도 그러하네요. 전형적인 걸스락풍 노래에 요즘 독특하고 아기자기한 가사로 부업에서도 이름을 날리는 휘성님의 가사에 상큼한 소녀들의 보컬과 코러스 화음까지 모든 것이 적절합니다. 현양과 티파니의 서로 이어지다가 함께 화음을 이루며 겹쳐지는 파트에서는 살짝 소름이 돋았구요, 

  음중에서도 이 곡 무대를 하는 걸 보니, 잊혀진 듯한 무언가가 마구 되살아난 느낌이 들더라구요. 트위터 타임라인을 보니 소원 분들의 반응이 아주 폭주를 하더군요. 계속 새롭고 강한 이미지를 보여줘야 하다보니 뭔가 뒷전으로 물러나야 하는 소녀들 다운 또 다른 모습들을 다시 되찾아온 기분도 들구요. 이런 반응을 보면 에셈도 좀 소시의 노선에 대해 고려해 볼 필요는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자연스럽게 합창하는 부분과 깔깔 웃는 부분이 어찌나 좋은지...그 부분만 들어도 기분이 마구 상승을 하네요. 마지막 누구의 '으허헝' 웃음까지 놓치지 않아요. 맨 마지막에 막내느님의 '아잉, 언니~' 애교까지 이거야 말로 소녀시대 노래다 ㅋㅋㅋㅋㅋ


|
 첫눈에...
 (Snowy Wish)

   좋아하는 음악 장르가 뭐냐고 물으면 장난스런 대답으로 상대방을 당황케 하는 그것은  캐롤한국에 두고온 캐롤 음반만 해도 몇장일지 생각하면 반은 진심이 섞여있지요. 아무튼 계절송 중에서는 워낙 겨울송을 좋아해서, 왠만큼 나오는 노래에는 다 약한 편이거든요. 컴퓨터로 만들었어도 스트링과 세션을 쫘악 깔아준 미디엄 템포에 칭칭 벨소리 음향을 곁들여 주면 제 귀에는 죄다 들어와서 활개를 친다는 제 귀의 약점(?)과 같은 겨울송이기도 하죠.

  몇 년간 에셈타운 겨울앨범 '러브 멜로디'로 버틴 나날들 안녕이요. -ㅂ-)/ 이제는 나오지도 않는 에셈타운 앨범. 가사는 소시에 맞게 만들어줬는지 상큼하고 표현도 참신하게 잘 만들어 졌고, 코드진행도 중독이 될 정도로 딱 좋은데다가, 전형적인 스트링과 세션을 쫘악 깔아준 달콤한 미디엄 템포곡에 좋아서 허덕거려야 할 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번째로 거론하는 이유는?! 저는 결정적으로 구겨넣은 듯이 음이 많은 곡은 아주 많이 별로에요. -ㅅ-; 멜로디만 개인적으로 에러;; 그래서 더욱 더 아쉬운 곡이에요.다들 칭송하는 별별별도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잘 안 듣거든요, 쿨러ㄱ~ 뭐 그런건 소소한 단점이고, 올해 겨울에는 열심히 듣게 되겠죠.


| Wake Up

  Oh! 앨범에서 가장 많이 리핏한 곡이 'Show Show Show' 이고, 그 곡을 만든 히치하이커/김부민의 작품이라 가장 기대를 한 곡이고, 앨범에서 변수로 작용할 중요한 곡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었요. 물론 변수는 맞더군요. 다른 의미로 -ㅂ-; 아마 Gee앨범에서 Destiny같은 곡의 의미로 넣었을 거라 추정이 됩니다.  전에 네이버 뮤직 인터뷰에서 말하던 폭풍같이 곡 펌프를 했던 그 3일동안 나온 곡에 이 곡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운드는 히치하이커답게 잘 짜여진 느낌이고, 묵직한 비트에 반항적인 가사도 소녀시대의 보컬이 위화감이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곡 자체는 괜찮음에도 불구하고, 소녀시대가 시도해 볼만한 다른 분위기의 노래라는 느낌보다 앨범에서 혼자 붕 뜬 느낌이 더 드는  것은, 다른 트랙들이 유난히 기계음이 강한 이 곡과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어요. 

  이 곡에서 역시 탱드립은 정말 엄지손가락을 들만하네요. 개인적으로 제가 소녀시대 앨범을 듣는 이유의 1/3 정도는 각각 시카양과 파니양 파트때문이긴 한데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눈감고 앨범을 듣고 있는 순간만은 지상 최대의 제티팬이 된다는 사실) 그래도, 결점과 허전함을 적재 적소에서 뒤덮어 버리는 태연양의 보컬은 정말 지대한 탱향력을 자랑하네요. 역시 소녀시대 앨범에서는 가장 없어서는 안될 메인보컬은 메인보컬이라는 거지요. 그 외에도 파트가 적어서 역시나 아쉬운 효연양의 파트에서 귀가 뜨였어요. 오오~ 이런 느낌으로 소화가 되는 구나 하고 감탄했거든요. 흑인음악쪽이랑은 거리가 가장 먼 그룹 안에서 그나마 가장 그 느낌이 살아있는 목소리를 가진 효연양인데, 비보컬라인이라지만 에셈이 효연양의 파트도 좀 고려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한 곡에 9명의 보컬을 배치하는 게 힘들고 나름대로 노력들은 하고 있다고 믿지만요. 

결론 : 이번 미니앨범은 개인적으로 허전한 구석을 이리저리 채워준 선물같은 앨범. -ㅂ-)b